바쿠테·락사·사테·카야 토스트는 어떻게 읽고 어떤 유래가 있나요?

현지에서 통하기 쉬운 근사 발음은 바쿠테 “박꿋테”, 락사 “락사”, satay “사테이”, kaya toast “카야 토스트”입니다. 이 음식들은 한 민족의 요리라기보다 항구도시로 모인 중국계·말레이계·인도계·페라나칸 문화가 재료와 조리법을 주고받으며 발전한 생활 문화로 이해하면 좋겠네요.

답변

  1. 음식 문화를 이해하는 출발점은 호커센터와 코피티암입니다. 1800년대 항구도시에 중국·말레이반도·인도·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온 이주민들이 익숙한 음식을 팔기 시작했고, 현지 재료와 다른 공동체의 조리법을 받아들이며 지금의 맛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나라가 원조인가”만 따지기보다 같은 이름의 음식도 공동체·가게·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살아 있는 문화로 보는 편이 정확해요. 호커센터는 여러 종교와 식습관을 가진 사람이 공용 좌석에서 식사하는 동네의 공동 식당 역할도 합니다.
  2. 정확한 메뉴 표기는 bak kut teh입니다. 한국어로는 “바쿠테”, 주문할 때는 각 음절을 끊어 “박-꿋-테”에 가깝게 말하면 알아듣기 쉬워요. 한자 肉骨茶를 직역하면 “고기·뼈·차”지만 돼지갈비를 마늘·후추 또는 약재와 끓인 국물이며, 차가 국물에 들어간다는 뜻은 아닙니다. NHB는 기름진 음식을 먹으며 곁들이던 중국차에서 ‘teh’가 붙었다고 설명해요. 맑고 후추 향이 강한 Teochew 계열과 색이 진하고 한약재 향이 두드러지는 Hokkien 계열이 대표적이니 “peppery or herbal?”이라고 물어보면 취향에 맞추기 좋겠네요. 돼지고기 음식이므로 할랄이 아닙니다.
  3. laksa는 메뉴에도 그대로 laksa라고 쓰며 “락-사” 또는 영어 억양의 “락-서” 정도로 말하면 통합니다. 중국계 이주민의 조리법과 말레이 지역의 향신료·코코넛·해산물이 결합한 페라나칸 요리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아요. NHB는 이름이 국수의 한 종류를 뜻하는 Hindi의 lakshah 또는 Sanskrit에서 왔다는 설도 함께 소개하므로 한 가지 어원만 확정된 사실처럼 말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대표적인 Katong laksa는 코코넛 밀크와 말린 새우가 들어간 매콤한 국물, 굵고 짧게 자른 쌀국수가 특징이라 숟가락만으로 먹는 가게도 있어요. 새우·어묵·꼬막, 코코넛과 sambal이 들어갈 수 있으니 알레르기나 매운맛은 주문 전에 확인해 보세요.
  4. satay는 말레이어식 표기 satay를 쓰고 현지에서는 “사-테이”에 가깝게 발음합니다. 한국에서 쓰는 “사테”도 뜻은 통하지만 주문할 때는 끝의 y 소리를 살려 말해 보세요. 양념한 닭·소·양고기 등을 꼬치에 꿰어 숯불에 굽고 땅콩 소스, 오이, 양파, ketupat(압축 쌀밥)과 먹는 음식입니다. NHB 기록에는 초기 말레이 노점상이 불에 구운 고기 꼬치를 팔았고 이것이 오늘의 사테로 이어졌다고 나와요. 주문은 “Ten chicken satay, please”처럼 고기 종류와 개수를 말하면 되고,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면 소스뿐 아니라 조리 환경의 교차접촉 가능성도 확인해야 합니다. 돼지고기 사테를 파는 비할랄 가게도 있으므로 할랄이 필요하면 MUIS 인증 여부를 따로 살펴보세요.
  5. kaya toast는 “카-야 토스트”, kaya만 주문할 때도 “카야”라고 말하면 됩니다. kaya는 말레이어로 코코넛 잼을 가리키며 달걀·코코넛 밀크·설탕에 판단(pandan) 향을 더해 만들어요. 토스트에 카야와 차가운 버터를 겹쳐 바르고 반숙 달걀, kopi나 teh와 먹는 아침 문화입니다. 싱가포르식 토스트 문화에는 영국 가정에서 일했던 하이난계 이주민들이 서양식 빵·커피를 현지 입맛에 맞게 바꾼 역사가 겹쳐 있습니다. Killiney의 전신은 1919년 문을 연 하이난계 커피숍이었고, Ya Kun의 창업자도 1920년대에 온 하이난계 이주민으로 소개됩니다.
  6. 카야 토스트 세트는 “One kaya toast set, kopi, please”라고 주문해 보세요. kopi는 연유와 설탕을 넣은 기본 커피인 경우가 많고, kopi-o는 우유 없이 설탕만, kopi-c는 무가당 연유(evaporated milk)와 설탕, kosong을 붙이면 무가당이라는 뜻이에요. 예를 들어 “kopi-o kosong”은 우유와 설탕을 빼 달라는 주문입니다. 가게마다 기본 배합과 표기가 조금씩 다르니 처음이라면 메뉴판을 가리키며 확인해도 괜찮아요. 반숙 달걀은 접시에 깨서 간장과 흰 후추를 조금 넣고 토스트를 찍어 먹는 방식이 흔합니다.
  7. 현지 발음은 영어·말레이어·Mandarin·Hokkien·Teochew 등 화자의 언어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위 한글 표기는 언어학적 표준 발음이 아니라 주문할 때 통하기 쉬운 근사치예요. 메뉴의 영문 이름을 휴대전화로 보여주거나 음식 사진을 가리키면 더 확실합니다. “What is in this?”, “Is it spicy?”, “Does it contain pork, lard, alcohol or peanuts?” 같은 짧은 질문을 함께 익혀두면 종교·알레르기·매운맛 조건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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